Oriental Fantasy

이훈영 작가의 [광해경]을 과학적으로 읽기 (3)

조현우 karma 2021. 5. 4. 19:41

유동의 삼법을 깨우쳐 만상의 이치를 두루 살피다 또 하나의 참뜻을 얻었으니 그것을 본좌는 완(緩)과 급(急)의 도(道)라 이름 붙였다.

 

완급의 도란 글자 그대로 느리고 빠름 안에 있는 이치를 뜻하니 그 안에 상승의 공부로 가는 첫번째 길이 있다.

 

무릇 하수가 아무리 용을 쓰며 빠름의 경지를 추구한다 하여도 그것이 고수에게는 한없이 느리게만 보이는 법이다.

 

이것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깨우치는 것이 완급의 도를 이해하는 근본이 될 것이다.

 

쾌검이나 쾌도 혹은 비검이나 비도, 더 나아가 궁술이나 여타 다른 암기술을 절정의 경지로 익히면 능히 강호를 종횡할 자격이 있다 할 수 있다.

 

하나 그런 절정의 공부를 가지고도 본좌와 같이 무극을 이른 위대한 무인에게는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 절정의 공부가 부족하여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완급의 도가 만상의 유동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빠른 화살이나 암기라 해도 결국은 시간과 공간 안에 있는 것.

 

앞서 이르기를 시공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유동의 삼법 안에 기인한다 하였으니 화살의 그 이치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느리라.

 

쏘아지는 화살은 순행의 법을 따라 날아가며 의당 반배의 법에 따라 공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위력과 속도가 강해짐은 당연한 도리이다.

 

하나 삼법 중 마지막 법인 가용과 반용의 법이 있으니 강한 힘에 맞서 응당 상응하는 힘이 화살에 되돌아가는 것이 만상의 이치라 하겠다.

 

대저 이와 기는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존재치 아니하는 것이 아니며, 존재함에도 볼 수 없는 것이 세상에는 허다한 것이니 그중에 공기란 것이 있다.

 

화살이 아무것도 없는 곳을 뚫고 적의 목을 꿰뚫는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상 화살은 시위를 떠난 순간부터 매순간 공간과 공기의 강렬한 반용의 힘에 부딪히는 것이다.

 

흔히 파공음이라 하는 소리들이 이는 것도 이 공기에서 이는 반용의 힘 때문이다.

 

하나 마땅히 강호에 절기라 할 수 있는 절기들을 살핌에 파공성을 내지 않고 상대의 목숨을 취하는 무공들이 있으니 그 안에 또한 신묘한 도가 하나 숨어 있음을 본좌는 참오하여 깨달을 수 있었다.

 

대저 소리라 하는 것 역시나 보이지 아니하나 들을 수 있으니 세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하여 이 소리에도 빠르기가 있으며 그것을 측정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고민하다 당연히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낙뢰가 떨어지면 섬광이 번쩍하여 천지를 밝히나 그 우렛소리는 낙뢰의 진원에서 멀면 멀수록 늦게 들려오는 것이니 그 빛과 소리의 간극이 바로 소리의 거리임을 깨우친 것이다.

 

그렇게 알아낸 소리의 빠르기는 눈 한 번 깜빡이는 시간 동안 꼭 백 장 하고도 한장 반을 더 나아가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이를 넘어서는 암기술만이 소위 절정지경의 무공이라 손꼽히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소리마저도 결국 만상의 이치에 따라 유동의 삼법 안에 갇혀 있음이니 이 이치를 넘은 무극지경의 고수들에게 절정의 암기술이 쉽게 제압되는 것이 당연한 이유가 된다.

 

하여 본좌와 같이 무극을 깨우친 존재들은 나름 한가락 한다는 무인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것이다.

 

무극이란 결국 무량이며 무량만이 오직 완급의 도를 넘어선 지고한 경지인 것이다.

 

앞서 본좌가 추구하는 무량이 탈속 해탈 탈각의 다른 이름이라 말하였는데, 이것만이 오직 유동의 삼법의 구애를 받지 아니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도마 노인의 심도 역시 마음이 만들어 낸 것, 마음이 무게와 힘을 지닐 수 없으니 가용과 반용의 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더구나 무선이 그 영체만으로 중원의 모두를 스스로 탄복하게 한 것 역시 그 영체 또한 무게와 힘을 지지 않아 유동의 삼법을 초월하였음에 가능한 것이다.

 

사질의 귀령이 성모라는 요마를 벨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혼령 간의 무게가 없으니, 반용의 법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며 본좌가 익힌 마군의 과거 익혔던 뇌령 또한 반용의 법을 뛰어넘는 것이니 능히 고금 제일을 논할 자격이 있는 무공이라 하겠다.

 

 

모든 물리 현상은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비롯한 뉴턴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이다.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경지가 무량이라는 건데 과학적으로 접근하자면 염력이나 정신력 정도로 보여진다.

 

그런 관점에서 도마의 심도는 설명이 어느 정도 가능한데 무선이 육체를 두고 영체만으로 먼거리의 공간에서 힘을 행사한 부분에 대해서는 단지 정신력이나 염력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뇌령은 에너지적 관점에서 설명 가능하지만 귀령 이나 혼령은 과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기 어렵다.